Post by Kyung-Mook Lim

자문역

2016년 3월, 서울의 한 대국장에서 이세돌 9단이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돌아온 그는 바둑판을 보고 굳었다. AI가 두었던 37번째 수. 어떤 인간 기사도 두지 않았을 그 수. 해설진은 실수라고 했고, 현장의 바둑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웃했다. 100수가 지나서야 그것이 승부의 분기점이었음이 드러났다. AlphaGo는 그 한 수를 두었을 때 이미 100수 후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AlphaGo 10주년을 맞아 Demis Hassabis가 Fast Company에 말했다. “그것이 어쩌면 현대 AI 시대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나는 다른 대목에서 놀랐다. “AI가 진짜 창의적이려면 바둑만큼 아름다운 게임을 스스로 발명해야 한다. 5분이면 규칙을 배우고, 평생을 연구해도 다 풀 수 없을 만큼 깊은 게임. 오늘의 시스템으로는 그 근처에도 못 간다.” AI를 만든 사람이 AI의 한계를 인정한 것이다. Move 37을 병목의 언어로 읽으면 이렇다. AI는 100수 후에 막힐 지점을 지금 선점했다. 모든 경우를 일일이 따지는 대신 구조를 읽은 것이다. 바둑의 경우의 수는 10의 170승,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다. 그 공간을 전부 계산한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수만 탐색하는 직관을 알고리즘에 심었다. 이 건 그간 내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다. AlphaFold도 같은 방식이었다. 단백질 구조라는 수십 년의 암묵지를 ‘습득’한 게 아니라, 데이터의 패턴에서 새 구조를 찾아 병목 자체를 우회했다. 규칙 안에서 최적해를 찾는 것. 그것은 AI가 잘 한다. 규칙을 발명하는 것. 그것은 아직 인간의 일이다. Assisted by AI models 상세본은 블로그에 https://lnkd.in/g8weaqt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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