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by Joonyeon Kim

Investment Banking Director, Samsung Securities | INSEAD MBA | ex-Amazon

2016년 Cerebras의 시리즈 A IR 자료 표지에는 회사 이름 아래에 '(working name)'이 적혀 있다. 아직 이름조차 확정되지 않은 회사였다. IR 자료에는 지금은 익숙한 단어들이 등장하지 않는다. Transformer도 없고, LLM도 없고, 파운데이션 모델도 없다. 신경망, CNN, RNN이 전부다. 당시만 해도 현재 AI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아직 만들어지기 전이었다. Foundation Capital의 Steve Vassallo는 이 IR 자료를 보고 Andrew Feldman에게 첫 Term sheet을 제안했다. Vassallo는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일까? 해당 IR 자료의 핵심 주장은 두 가지였다: AI가 필요로 하는 연산량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GPU는 애초에 머신러닝 연산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016년 당시만 해도 이런 전망은 상식이 아니었다. AlexNet은 이미 나왔지만, AI는 여전히 연구실과 일부 기업의 관심사에 가까웠다. 해당 IR 자료는 기술보다 데이터와 수치를 중심에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Google은 224픽셀 이미지 하나를 학습시키는 데 서버 1,000대를 동원했고, Facebook에는 하루 3억 5,000만 장의 사진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자료는 데이터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컴퓨팅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 번째 주장은 더욱 도발적이었다. 한 슬라이드는 이런 질문을 담았다. "모니터에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 만든 GPU가 왜 머신러닝에 가장 적합하겠는가." 당시 GPU 다이 면적의 4%만 머신러닝 연산에 쓰였고, 나머지는 그래픽 처리에 할당돼 있었다. 대부분이 GPU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할 때, Cerebras는 신경망만을 위한 칩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IR 자료에 없는 내용이다.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Transformer, LLM, Inference 같은 핵심 AI 개념은 당시 존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assallo는 Cerebras가 당시 바라본 방향을 정확히 포착하고 과감히 투자했다. Vassallo는 이후 이를 "컴퓨팅 역사에서 누구도 풀어보지 못한 문제와 씨름했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방향을 읽는 시점과 그것이 현실이 되는 시점 사이에는 긴 시간이 존재한다. 첫 Term sheet은 2016년에 작성되었고, 그 확신이 실제 결과로 이어지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렸다. 변화는 언제나 그것을 설명할 언어보다 먼저 온다. 용어는 나중에 붙는다. 그래서 좋은 벤처투자는 아직 아무도 설명하지 못한 변화를 먼저 알아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본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니라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의 견해이며,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무관합니다. 원문 링크는 댓글에.] #VentureCapital #Cerebras #AIChips #EarlyStage #CapitalMarkets #벤처투자 #스타트업 #반도체 #초기투자 #자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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