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by Hyuksool Kwon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Professor & Chief Medical Officer of Barreleye Inc.
'의사 털기용 AI'가 절대로 뚫을 수 없는 단 하나의 방어막 https://lnkd.in/gJuvAW7D 최근 전남 영광 전통시장에서 환자들과 가족처럼 살아가는 56세 정해영 원장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흰 가운을 입으면 환자들과 벽이 생긴다며 가운을 벗어던지고 (귀찮아서 나도 안입는다. 당직복에 명찰만…), 새벽부터 병원 문을 열어 어르신들이 따뜻한 온돌방에서 쉬게 하는 의사다. 환자들은 집에서 직접 만든 김치와 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오고, 원장은 환자가 선물한 파와 돼지고기로 직접 점심 김치찌개를 끓여 직원들과 나눠 먹는다. 이 비현실적이고 따뜻한 아날로그 임상 현장을 보며, 내가 앞서 언급했던 '의무기록을 탈탈 털어 소송을 기획하는 AI'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봤다. 만약 그 '소송 기획 AI'가 이 병원의 의무기록을 분석한다면, 필연적으로 에러를 일으키며 완전히 오작동할 것이다. 1. 데이터로 치환되지 않는 '진료의 행간' 소송 AI는 EMR에 기록된 수치와 처방 시점만을 분석한다. 하지만 이 병원의 진료실에서는 의사가 환자의 손을 잡고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와 딱지치기를 하며 뇌 기능을 자극한다 [06:47]. 허리가 아픈 어르신에게 "오늘 개발한 신약"이라며 딱지치기 딱지를 건네며 마음을 통하게 만든다 [15:31]. 이러한 '공감과 정서적 지지'는 그 어떤 고성능 LLM 파이프라인으로도 구조화(Structuring)할 수 없는 영역이다. AI의 눈에는 그저 '의미 없는 잡음(Noise)'이자 '시간 낭비'로 보일 뿐이다. 2. 소송이라는 칼날을 무력화하는 '관계의 힘' 요즘 메디컬-리걸 테크가 노리는 맹점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차갑고 단절된 관계'다. 서로를 신뢰하지 않기에 작은 오차나 예상치 못한 예후가 발생하면 즉시 법적 공방으로 번진다. 하지만 정 원장의 병원 환자들은 의사를 '공부 많이 한 똑똑한 전문가'가 아니라, "돌파리 식구 같고 형제 같고 아들 같은 존재"라고 부른다 [20:13]. 아침 일찍 출근한 직원들이 힘들까 봐 어르신들이 먼저 와서 침대와 수건을 정리해 주는 곳이다 [12:43]. 이 끈끈한 '라포(Rapport)'와 공동체적 신뢰 앞에서는, 소송용 AI가 아무리 예리한 기록의 맹점을 찾아내 고소를 부추겨도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신뢰가 방패가 되기 때문이다. 진짜 인술(仁術)은 기술의 피안(彼岸)에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의료는 점차 규격화되고 데이터화된다. 의사들은 AI 소송 가이드라인에 잡히지 않기 위해 환자의 눈 대신 모니터를 보며 무결점의 차트를 적어 내려간다. 그것이 현대 의학이 선택한 서글픈 생존 방식이다. 그러나 정해영 원장은 말한다. "의술이 대단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24:31]. 병원 모토는 오직 '따뜻한 말 한마디, 정 한 조각'이다 [24:01]. 결국 '의사를 털어먹는 AI'가 반증하는 척박한 의료 환경을 구원할 유일한 해결책은, 더 정교한 법적 규제나 또 다른 방어용 AI 도입이 아니다. 환자와 의사가 서로의 손을 잡고 공감하는 '인간적인 관계의 복원' 이다. AI 기술이 끝내 침범할 수 없는 진짜 의료의 본질은 바로 이곳, 영광 시장 골목길 따뜻한 온돌방 위에 살아 숨 쉬고 있다. 오늘도 나를 돌아본다. #의료소송 #필수의료 #인술 #정해영원장 #휴먼스토리 #의료AI #라포 #인간중심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