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by Estella Cho

삼성SDI·한국은행 출강 | DACH 비즈니스 이문화 교육·임원 코칭 | 오스트리아 15년 거주

퇴근 후 문자, 독일어권에서는 정말 괜찮을까? 퇴근 후 보낸 상사의 문자 한 통. "내일 확인하세요. 답장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정말 답장을 안 해도 되는 걸까? 요즘 한국 사회에서도 퇴근 후 울리는 메신저 알림을 반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답장은 내일 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업무 문자를 보내는 풍경은 여전히 익숙하다. 배려처럼 보이지만, 받는 사람은 그 문자 한 통으로 다시 업무 모드가 된다. 그렇다면 독일어권(DACH)은 어떨까? 그곳 상사들은 퇴근 후 연락을 절대 하지 않을까? 물론 아니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고, 선을 넘는 상사는 어디에나 있다. 실제 오스트리아 노동조합(ÖGB) 조사에서도 직장인의 81%가 퇴근 후 업무 연락에 대한 압박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는 계약된 근무시간이 끝난 뒤 업무 연락에 반드시 응답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 단지 퇴근 후 메일이나 문자에 답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도 불필요한 퇴근 후 연락을 줄이려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독일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독일 근로시간법은 출근 전 최소 11시간의 연속 휴식을 보장하며, 법원 역시 퇴근한 직원이 상사의 문자를 읽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폭스바겐은 퇴근 후 이메일 송수신을 제한하고,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은 휴가 중 도착한 메일을 자동 삭제한 뒤 대직자를 안내하는 시스템까지 운영한다. 결국 기업도 개인의 휴식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제도로 지키고, 시스템으로 실천한다. 독일어권에서 퇴근 후 연락을 자제하는 것은 단순히 친절해서가 아니다. 모두가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하고 쉬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빠른 답장이 배려라면, 독일어권에서는 답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보장하는 것 역시 중요한 배려다. 독일어에는 Feierabend라는 단어가 있다. 직역하면 '퇴근'이지만, 그들에게는 "오늘도 수고했으니 이제는 누구의 방해도 받지 말고 편히 쉬세요."라는 문화적인 약속까지 담겨 있다. 그래서 퇴근 무렵이면 자연스럽게 이렇게 인사한다. "Ich wünsche Ihnen einen schönen Feierabend!" (이히 뷴쉐 이넨 아이넨 쉐넨 파이어아벤트) 편안한 퇴근 시간 보내세요! 어쩌면 진짜 배려는, 빨리 답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퇴근할 권리를 온전히 돌려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완벽한 독일어보다 눈빛이 먼저다》는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예약 판매 중이며, 7월 10일부터는 각 온라인 서점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예약 구매: naver.me/FZodeGV9

Post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