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by Chaehyun Lee

Reimagine, Reconnect, Reconstruct.

최근에 국회의사당을 자주 가면서, 정책 결정 사안이나 사회, 환경적 문제들을 동시에 마주한다. 이렇게 빠르고 적극적으로 토론을 거치고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 꽤 놀라웠다. 하나의 사회 문제가 다른 분야에서는 저렇게 해결되는구나- 보면서 우리가 당면한 눈앞의 문제들이 2036년에는 어떻게 될지! 앞으로 나타날 연결고리를 하나씩 잇는 과정에서 미래에 도래할 가상의 시나리오를 그려봤다. - < 2036 Domino Down > - 제 1장. 2036년의 도미노 다운, 우주 항공 인프라의 붕괴와 되돌린 연대기 *Domino Down : 사회, 경제적으로 연달아 체제가 무너지며 국가적 인프라가 도미노처럼 붕괴되는 현상. 2036년 10월, 서울의 밤은 차갑고 어두웠다. ‘도미노 다운’ 현상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치명적인 경제 마비와 국가 인프라의 뼈대가 무너져 내렸다. 외신들은 연일 날선 분석을 쏟아낸다. 찬란하게 쏘아 올렸던 우주 인프라 사업은 실패로 이어졌고, 이는 곧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신뢰도의 추락이었다ㅡ무분별한 개척이 남긴 환경 훼손의 대가로 우주항공청(KASA) 주도 하에 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에서의 한국의 자리마저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우리는 대체, 어디서부터 길을 잃은 걸까? 이제부터는 우리가 성공이라는 눈부신 빛에 눈이 멀어, 오랫동안 외면하고 눈감아 왔던 어둠을 역순으로 되짚어 보는 뼈아픈 기록을 담았다. - 제 2장. 2026년, 허상으로 흩어진 조각들 2026년, 국가의 우주 항공 인프라로 모두가 기대와 희망에 차 있을 때쯤, 우리는 향후 3년간의 치명적인 결함이 발전을 좀먹을 것이라는 사실을 외면했다. 선 기업 유치, 후 인프라 설계로 자본을 먼저 확보하는 영리한 전략을 취했으나, 기업 중심의 발전 도입기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였다ㅡAI 기술과 기업의 인프라에 기대는 방식은 개별 기업 단위의 실험 과정의 분화로 이어졌고, 하나의 통합된 인프라 구축이 아닌 분리되고 파편화된 각 기업별 체계들이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재원이 증발하였는데, 초기의 예산 비용을 훌쩍 넘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반도체, 재생에너지, 그리고 우주공학. 서로 맞물려 돌아가야 할 톱니바퀴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어긋나 있었다. 문제는 지역 간의 화합과 통합을 기반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의 설계 단계부터 어긋나기 시작하자, 이는 곧 차가운 지역 갈등으로 이어졌으며 곧 정치적 분화라는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체적인 내수 시장 설계를 위해 계획을 밀어붙였다. 그 중 반도체 시장의 경우 항공 기술에 필요한 추가 전력이 필요했는데, 기존의 수도권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예시로 들어보자. 용인에 위치한 반도체 클러스터는 하나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클러스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력 계통에서 16GW에 달하는 거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팹을 하나 돌리기 위해선 거대 원자력 발전소와 맞먹는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전력을 원거리에서 가져와야 하는 지리적 여건이 충분치 않았다는 거다. 당시 공급 계획상 11.5GW를 강원권이나 영남권과 같은 원거리 발전 지역에서 초고압 선로를 통해 위태롭게 끌어와야 했다. 이미 인프라가 마련된 대전을 영남권과 연결시키기 위해 첨단 포탈인 R&D 허브 및 초고속 교통망을 만들어 이를 잇고자 하는 화려한 계획을 세웠으나, 정작 그곳은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유령의 터와 같았다. 정주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기에, 실질적인 이동 편의성도, 사람의 온기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 제 3장. 눈감아버린 외교, 그리고 유출된 주권 인프라를 설계하는 그 아까운 3년 동안, 우리는 내수 시장을 위한 안방을 지키는 데만 급급했다. 우리만의 독보적인 설계를 위해, 넓은 세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외교의 끈, 글로벌 교역 및 기술 표준 협력을 제때 발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남과 호남이라는 메인 클러스터를 두고 벌어진 지정학적 이권 다툼은 지역의 화합이 아닌 갈등을 불러일으켰고, 차갑게 갈라놓았다. 더구나 폐쇄적인 내수 시장을 위해 꽁꽁 싸맸던 시스템은, 가장 중요한 '보안'이라는 방패를 잊고 있었다. 2025년 전반에 겪었던 뼈아픈 데이터 유출 사고를 겪고도, 보안망은 프로젝트의 규모에 비해 투자된 재원이 적었으며 보안의 경고를 망각한 대가는 참혹했다. 위성과 지상 사이, 그 광활한 대기권을 오가는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클라우드 시스템은 미비했으며, 생체 인증 보안으로 사용자의 신원 확보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에 공공 기관과 기업 내부의 고급 데이터가 줄지어 유출되는 일이 발생되었다. 가짜 기지국을 경유하는 방식을 넘어, 개별 데이터의 보안망을 피해 접근 권한에 대한 보안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이었는데, 이는 정상적인 경로처럼 보이게 만들어 실제로 어느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는지 가늠하기도 어려웠다. 그로 인해 미비한 인프라의 책임에 대한 갈등과 개인 정보의 윤리적 문제가 거세게 제기되었으며, 항공 우주 인프라의 설계는 많은 논란과 분쟁을 낳았다. 국가의 주권 체계 기반을 외치던 우리는 소리없이 흘러 넘어가는 막대한 데이터들을 눈 감고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국가의 핵심 기술과 기업의 비밀이 담긴 고급 데이터들이 우주 너머로 사라지는 듯했다. 결국 국가 간 신뢰는 유리잔처럼 깨졌고 외신들은 차갑게 돌아섰다. 이는 국가 주권 체계 기반의 통합 국가 전력망 인프라와, 보이지 않는 적을 감시할 실시간 위협 감지 및 보안 모니터링 시스템에 재원과 마음을 쏟지 않았던 대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