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 by 앨리스Alice
앨리스의 책장 아트 커뮤니케이터
"직장인들을 위한 교양 쉼터 [오피스 옆 미술관] 16번째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많이 도난 당한 예술품이 무엇인지 아실까요? 바로 이 작품입니다. 1. 벨기에 겐트, 성 바보 대성당(St. Bavo Cathedral)에 소장된 ‘겐트 제단화 (1432)’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예술품’으로 기네스북에 등록된 작품입니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거장, ‘얀 반 에이크’과 그의 형 ‘후베르트 반 에이크’가 함께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이 제단화는 약 600년의 역사 동안 총 13번의 범죄에 휘말렸는데, 그 중 7번이 도난 사건이었습니다. 2. 첫번째 도난 사건은 1794년 프랑스 혁명군에 의해 일어 났습니다. 당시, 나폴레옹의 지휘 아래 있던 프랑스군은 예술품을 ‘해방’시킨다는 명목으로 유럽 전역의 걸작들을 파리로 실어 날랐는데, 겐트 제단화의 중앙 패널 4점이 이 때 뜯겨나가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되었다가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하고 완전히 몰락한 1815년에야 비로소 겐트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3. 두번째 도난은 바로 이듬해인 1816년에 일어났는데, 이번에는 내부자의 소행이었습니다. 성당의 성직자가 제단화의 양쪽 날개 패널들을 골동품 상인에게 팔아버렸는데요, 이 패널들은 이후 프로이센 국왕에게 팔려 베를린 박물관에 소장되었다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다시 벨기에로 반환되었습니다. 4. 겐트 제단화에 가장 집착했던 인물은 히틀러입니다. 그는 ‘얀 반 에이크’를 게르만 예술의 정수로 보았고, 1차 세계대전 이후 반환된 패널들을 다시 독일로 가져오는 것을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는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5. 또한, 그는 이 제단화에 초자연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는데, ‘신비한 어린 양’이 그려진 하단 패널이 ‘그리스도의 성배’로 가는 비밀 지도를 담고 있다는 설에 매료 되었습니다. 1940년, 독일군이 벨기에를 침공하자 또 다시 제단화를 잃게 될까 걱정이 된 벨기에 당국은 제단화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프랑스 남부에 있는 포(Pau) 미술관으로 옮겨 보관했는데, 나치는 결국 제단화를 찾아내 강탈해 갔습니다. 6. 제 2차 세계 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나치는 연합군의 공습을 피하기 위해 약탈한 예술품들을 오스트리아의 알타우세 소금 광산 깊숙한 곳에 숨겼는데요, 독일의 패색이 짙어지자 그들은 “적의 손에 넘겨주느니 파괴하겠다"며 광산 입구에 폭탄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연합군의 예술품 구조대가 폭발 직전에 광산에 진입해 예술품들을 모두 가지고 나왔고, 그 때 겐트 제단화도 훼손없이 돌아왔습니다. 7. 그렇다면, 지금은 겐트 제단화가 무사할까요? 아닙니다. 나치의 강탈에 앞서, 1934년에 도난당한 좌측 하단의 패널 ‘의로운 판관들’은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못한 체,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데요, 겐트 지역사회의 저명인사였던 ‘아르센 고데르티에’라는 남자가 심장마비로 쓰러졌는데, 죽기 직전 자신의 변호사에게 “도난당한 그림은 나만이 어디 있는지 안다.”는 유언을 남겼고, 변호사의 신고로 집을 수색하자 범행의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8. 하지만, 정작 잃어버린 패널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고,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 버렸는데요, 지금 성당에 걸려 있는 제단화의 ‘의로운 판관들’은 1945년에 만든 복제본으로, 원본은 여전히 어딘가에 숨겨져 자신을 세상 밖으로 꺼내줄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The End. See You Next Time.